
심심했다.
보라색 털실 조금 남은 것으로 핸드폰 들어갈만한 주머니를 하나 만들었다. 종종 핸드백을 굳이 들 필요가 없을 때가 많다. 그러나 핸드폰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세상. 이 작은 주머니에 핸드폰 넣고 크레딧카드와 운전면허증만 넣으면 가방 없이 돌아다닐 수 있다.
큰 가방을 들게 되면 필요 없는 물건까지도 혹시 필요할까 싶어 계속 주어 담는다. 그러다 보면 가방크기만큼 물건도 채워지고, 들고 나간물건 다시 들고 들어온다.
특히 마켓을 갈 때나 옷쇼핑을 할 때 정신없는 나는 가방을 딴 곳에 놓고 물건을 고르다가 가방을 잃어버린적도 있고, 또다시 잃어버릴까봐 계속 신경쓰거나 잃어버린줄 알고 화들짝 놀라기도한다. 강아지를 껴안고 다닐 때는 더하다. 강아지 안고 가방 둘러메고 물건고르고 지갑 찾느라 뒤적대고... 그런 날은 핸드폰 지갑만 들고 나가면 된다.
거기에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지갑, 천으로 만들수도 있고 이렇게 뜨개질로 만들수도 있다. 좀 더 액센트를 주고자 쓰지 않는 목걸이 펜던트를 앞에 달아주니 더 근사했다.

사진에는 지금 다른 손지갑의 끈을 걸어주었지만, 어깨에 크로스해서 맬 끈을 달아주려 한다. 같은 실로 짜주어도 되지만 좀 더 멋지게 보일 끈을 생각하며 찾고 있다.
심심한 날.
이렇게 심심하지 않게 보냈다. 직접 만든 보랏빛 뜨개질 지갑에 반짝반짝 보석 같은 액세서리까지 달고 마치 20대 어느 날인 양 즐거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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