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게 뭐야용?
왼쪽 고양이가 놀라는 눈으로 오른쪽 고양이는 '그런게 있어' 하면서, 나홀로 집에서 레트로 커피타임중이다.
커피가 없으면 하루 시작이 어려운 커피러버 (중독자라썻다가 지우고 '러버'로 고침)인 나는 커피캡슐이 하나도 남지 않은 토요일 아침을 맞이했다. '이건 아닌데...'
그동안 집에서 캡슐커피를 마셨던 터라 이전의 커피머신을 다 치워서 원두커피를 내리지도 못하고...
이런 재앙스러운 날에는 몇가지 전시상태, 아니 레트로 감성 커피타임을 갖는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캡슐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원두커피를 사다놀 이유는 없지만 집에 서너개는 있다. 대개 선물받은 커피들인데 캡슐커피를 마시는 내겐 필요치 않아 필요한 이들에겐 주곤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비상시에 쓰인다. 지난 연말에 받은 스타박스 원두커피를 열었다. 강한 스타박스 커피향에 일단 주말을 맞는 그 특별한 힘을 얻었다.

커피가는 그라인더 머신은 20년도 더 된듯하다. 스타벅스 바리스타 전동 커피 그라인더이다. 지금도 스타박스에서 이제품이 나오는지는 모르겠는데 최근에 본적은 없다. 기계자체가 튼튼하면서 외형디자인이 깔끔하고 성능도 여전히 좋다. 커피를 워낙 좋아하는 사람이라 더이상 필요치 않아도 커피랑 관계된 이런 작은 소품들을 추억삼아 가지고 있다.
일단 커피는 갈아 두었고 뜨거운 물도 T- FAL에 끓여났고... 보통은 드립커피로 가는데 오늘은 티주전자를 꺼내왔다.


드립커피랑 조금 다르게 티주전자의 티거르는 망을 이용해 커피를 내려본다. 나 혼자 마실 것이니 이렇게...


20대때 한국에 커피전문점들이 들어올때 각종 이름을 붙힌 커피들이 있었다. 우리들은 은은한 불빛에 앉아 테이블에 셋업시켜놓은 도구들을 바라본다. 푸른 불이 켜지고 그곳서 물이 폴폴 끓고, 진한향과 함께 비이커 같았던 유리컵에 커피가 조르륵 차여지는 과정까지 지켜본다. 커피맛을 커피멋으로 마셨던 시절이다. 킬리만자로라 했던가...

그때의 설레던 감성과는 확다르지만, 이 또한 레트로 커피타임. 커피 없으면 안되는 커피러버의 주말아침이 시작됐다. 강아지 산책을 다녀오고 화단에 물을주고, 나 홀로 집에서 레트로식 커피를 내리며 커피에 대한 추억에 잠기며 또 다른 추억거리를 만든다.
이번 빅세일시즌이 오면 커피도 갈아주고 라떼커피까지 만들 수 있는 브레빌 커피머신을 사야겠다. 커피중독자 (커피러버라 썻다가 중독자로 고침)의 자칭 레트로식 커피타임을 갖다다 플렉스로 마감했다.
